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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지식/경제학원론

[경제학원론] 소비자잉여·생산자잉여·사회적잉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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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 말미에 공급과 시장 균형을 다룰 듯하다고 써놓고선 진도를 한참 건너뛰었다. 공급법칙이나 공급의 탄력성, 시장 균형까지 전부 스킵. 공급법칙이나 공급의 (가격)탄력성은 수요법칙이랑 수요의 가격탄력성 뒤집으면 되고, 시장 균형은 그냥 수요곡선 공급곡선 합체시키면 끝나는 거라 ‘이걸 굳이 공들여 정리해야 하나’ 싶었다.

 

[경제학원론] 소비자잉여·생산자잉여·사회적잉여

 

그래도 양심을 아예 버리진 않았기 때문에 시장 균형 그래프를 준비했다. 그림만 봐도 (그래프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명료하게 이해되지 않는가!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만나는 지점 E가 균형점이 되고, 우리가 시장에서 보는 가격과 거래량이 바로 이 점에 해당한다. 이 균형점에서의 가격을 균형가격, 거래량을 균형거래량이라고 부른다(e는 equilibrium의 약자다).

 

만약 상품 ‘가격’이 균형가격보다 높으면 수요량과 공급량이 오른 가격에 해당하는 위치로 움직일 텐데, 이때 수요량과 공급량의 차만큼 초과공급이 발생했다고 한다. 시장에 상품이 남아도는 상황이다. 반대로 상품 가격이 균형가격보다 낮으면 공급량보다 수요량이 많아질 것이고, 이때 공급량과 수요량의 차만큼 초과수요가 발생한다. 시장에 상품이 (수요량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다.

 

 

자, 그럼 오늘의 본론! 잉여 시리즈로 넘어가자. 잉여 시리즈는 세 가지 잉여로 구성된다. 소비자잉여, 생산자잉여, 사회적잉여. 이것들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잉여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잉여가 무슨 뜻인가? 잉여인간 같은 단어를 떠올렸다면, 그래 맞다. 잉여인간의 잉여와 같은 단어다. 영어로는 surplus. 잉여인간에서의 잉여가 부정적인 의미로 ‘남아도는 것’이라면, 경제학에서의 잉여는 순수하게 ‘남는 부분’만을 뜻한다. 뭐가 남을까? 소비자잉여라고 이름 붙었으니 소비자가 남아도는 걸까(…)?

 

 

 

각 잉여의 계산법을 정리하기 전에 소비자잉여, 생산자잉여, 사회적잉여의 정의를 먼저 적어 두겠다.

 

소비자잉여: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금액에서 실제로 지불한 금액을 뺀 나머지. 소비자가 그 교환에서 얻는 이득을 의미한다.

 

 

생산자잉여: 생산자가 어떤 상품을 공급하며 실제로 받은 금액에서 최소한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금액을 뺀 나머지. 생산자가 그 교환에서 얻는 이득을 의미한다.

 

 

 

사회적잉여: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의 합. 어떤 상품의 교환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얻는 순편익을 의미한다.

 

[경제학원론] 소비자잉여·생산자잉여·사회적잉여

 

그래프를 보자. 수요곡선을 직 긋고 균형점 E를 가정했다. 균형가격은 Pe, 균형거래량은 Qe다. 지난번에 수요곡선 정리하면서 강조했던 걸 기억하는지? 수요곡선의 높이는 한계편익과 같다. 즉 소비자가 상품 Qe개째를 구입할 때의 한계편익은 Pe와 같다. 제 값 주고 산 셈이다. 그런데 Qe개보다 적은 양을 살 때는 어떨까?

 

Qe보다 적은 Q'를 생각해 보자. 수요곡선 높이가 한계편익이니, Q'개째를 살 때의 한계편익은 P'다. Q'개째 구매할 땐 P'원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균형점에서 소비자는 이 상품을 전부 Pe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Q'개째를 사면서 P'원까지도 지불할 용의가 있었지만 그보다 낮은 가격인 Pe원에 상품을 구입했으니 당연히 이득이 발생한 셈. 이런 식으로 발생한 이득의 합이 바로 소비자잉여가 된다. 그림에서 삼각형 AEPe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균형가격에 수평선을 그었을 때 수요곡선과 수평선 사이에 남는 면적이 소비자잉여라고 생각하면 된다.

 

 

추가로, 이때 소비자가 실제 지불한 금액은 당연히 Pe×Qe이며, 소비자가 얻은 총편익은 수요곡선 아래의 사다리꼴 면적 전체에 해당한다.

 

간단한 예시를 하나 들어 보면, 막대사탕의 균형점이 200원-10개에 있다고 하자. 수요곡선은 우하향하므로 소비자 A 씨는 1개째엔 200원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었을 테고, 그걸 300원이라고 가정하자. 그럼 A 씨는 300원까지도 지불할 마음이 있었던 1개째의 사탕을 200원만 주고 산 셈이고, 따라서 100원 이득을 보게 된다.

 

[경제학원론] 소비자잉여·생산자잉여·사회적잉여

 

다음은 생산자잉여. 소비자잉여가 수요곡선 아래에 위치했다면 생산자잉여는 공급곡선 위에 위치한다. 어떤 원리에 의해 잉여가 발생하는지는 소비자잉여에서 설명했으니 생산자잉여 그래프는 좀 더 간단하게 그려 봤다.

 

수요곡선의 높이가 한계편익이라면, 공급곡선의 높이는 그 공급량 수준에서의 한계비용을 의미한다. Qe만큼 공급한다면 최소한 Pe만큼은 받아야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공급곡선은 우상향하므로, Qe보다 적은 공급량 수준에서는 받고자 하는 최소한의 가격이 낮아진다. 그러나 상품의 가격은 모두 균형가격 Pe이므로, 소비자잉여와 비슷한 원리로 둘 사이에 차가 생긴다. 그래프에서 삼각형 AEPe의 면적이 이 차에 해당하고, 곧 생산자잉여가 된다. 생산자가 Qe만큼 공급할 때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최소한의 금액은 사다리꼴 OAEQe겠지만, 실제로 생산자가 받은 금액은 사각형 OPeEQe가 된다.

 

정말 간단한 개념들 아닌가. 사회적잉여는 위 두 녀석보다 훨씬 간단하다. 둘을 합하면 그만이기 때문.

 

[경제학원론] 소비자잉여·생산자잉여·사회적잉여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를 이해했다면 이 그래프를 이해하는 데도 무리가 없을 거다. 균형가격 Pe에 수평선을 긋고, 수평선부터 수요곡선까지의 면적(삼각형 AEPe)이 소비자잉여, 수평선부터 공급곡선까지의 면적(삼각형 BEPe)이 생산자잉여다. 그리고 이 둘을 합친 삼각형ABE가 바로 사회적잉여! 교재에서는 순사회편익이라는 용어를 썼는데, 사회적잉여 내지 총잉여라는 용어가 더 자주 쓰인다. 마지막으로, 위 그래프에서 실제 지불된 금액은 소비자잉여·생산자잉여와 같이 사각형 PeEQeO, (선분OPe)×(선분OQe)로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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