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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지식/경제학원론

[경제학원론] 과점시장·꾸르노모형·굴절수요곡선·카르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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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는 독점시장 쪽을 정리했고, 이번엔 과점시장이다. 중간에 독점경쟁시장이 끼어 있는데 그냥 스킵했다. 궁금하면 경제학 책을 사 보시거나……(퍽).

 

독점시장처럼 과점시장도 다들 익숙한 용어일 듯하다. 독점시장의 조건을 떠올려 보자. 1) 단 하나의 공급자 2) 대체재 없음 3) 완전한 진입장벽. 과점시장은 이와 약간 다르다. 먼저 소수의 공급자가 존재한다. 소수라는 말이 애매해 이론에서는 복점시장(공급자가 둘)을 가정하기도 한다. 또 과점시장의 상품들은 서로 동질적일 수도 이질적일 수도 있으며, 제품의 품질이나 디자인, 상표, 광고, 판매조건 차별화 등 가격 이외 요소에서 경쟁이 발생한다. 이를 비가격경쟁이라고 부른다. 마지막으로 과점시장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담합(비경쟁행위)이 있다. 이번 정리는 모두 담합에 관한 것이다. 소수의 공급자끼리 경쟁하는 데서 발생하는 전략적 상황과 이를 분석하기 위한 게임 이론은 다음 장에 나오니 잠시 미뤄둔다.

 

[경제학원론] 과점시장·꾸르노모형·굴절수요곡선·카르텔

 

위 사진은 과점시장에서 담합이 일어나는지 여부에 따라 과점시장모형을 분류한 것이다. 교재에서는 과점시장모형에 세 가지 범주가 있다고 설명한다. 담합이 일어나지 않고 각 기업이 독자적인 행동을 하는 독자적 행동 모형, 과점시장 내 기업들이 암묵적 담합을 형성하는 가격선도 모형, 그리고 기업들이 완전히 담합해 거대한 독점기업처럼 행동하는 카르텔 모형.

 

 

나머지는 다 뒤에서 정리할 테니 가격선도 모형만 간단하게 정리해둔다. 가격선도 모형이란 과점시장 안의 한 기업이 가격을 설정하면 다른 기업들이 이 가격을 따르는 형태를 말한다. 시장에서 지배력을 행사하는 어떤 기업이 먼저 가격을 올리고 나머지가 따라가는 형태. 이런 가격선도체제에서는 거대기업이 지도자 역할을 맡아 시장을 평화롭게 유지해 나가자는 무언의 약속이 전제된다.

 

 

이제 독자적 행동 모형부터 찬찬히 살펴보자. 앞 사진에서도 써 놨지만 독자적 행동 모형은 다시 산출량결정모형과 가격결정모형으로 나뉜다. 산출량결정모형은 다시 꾸르노모형과 슈타겔버그모형으로, 가격결정모형은 베르뜨랑모형과 굴절수요곡선모형으로 분류된다. 즉 독자적 행동 모형에는 네 가지가 있는 셈인데, 경제학원론 교재에서는 슈타겔버그모형을 제외한 세 가지만 다루고 있다. 따라서 이 녀석도 자연스럽게 스킵(…).

 

본론에 앞서 산출량결정모형과 가격결정모형의 개념을 간단히 정리해둔다. A, B 두 기업이 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치고, A기업이 생산량을 늘렸을 때 B기업 생산량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한 모형이 산출량결정모형이다. 가격결정모형은 생산량 대신 가격을 집어넣으면 된다.

 

꾸르노모형은 과점시장 안의 기업이 상대 기업의 현재 생산량이 변하지 않는다고, 즉 주어진 것이라고 보고 이윤극대화 생산량을 선택해 경쟁하는 꾸르노경쟁을 상정하는 모형이다. 앞서 말했듯이 경제학원론 수준에서는 굉장히 간단하게 다루고 있어서 딱히 눈여겨볼 만큼 자세하게 소개된 건 아니다.

 

 

꾸르노모형에서 A기업이 B기업의 생산량을 보고 자기네생산량을 바꾸면, B기업은 다시 A기업의 바뀐 생산량을 보고 자기네 생산량을 바꾸고, 그럼 A기업은 또다시 B기업 생산량을……. 이런 랠리가 반복될 텐데, 이게 계속 반복되다 당연히 멈추는 지점이 있다. 각 기업들이 생산량을 더 바꾸지 않으려 드는 지점. 이걸 꾸르노균형이라고 부르는데, 꾸르노균형에서 시장 전체의 생산량을 계산하는 공식이 있다. 완전경쟁시장을 가정했을 때의 총생산량을 C라고 하면, 꾸르노균형 상태의 시장 전체 생산량은 ⅔C가 된다. 물론 조건에 따라 이렇게 구하면 안 될 때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원론 수준이니까!

 

[경제학원론] 과점시장·꾸르노모형·굴절수요곡선·카르텔

 

두 기업으로 구성된 과점시장이 있고, P=-3Q+45, MC=0라는 조건이 주어졌다. 이 시장에서 꾸르노균형이 이뤄지면 시장 전체 생산량은 얼마일까? 먼저 완전경쟁시장을 가정했을 때의 생산량을 구한다. 완전경쟁시장의 이윤극대화 조건은 P=MC이므로, P 자리에 0을 넣고 풀면 생산량은 15다. 앞서 꾸르노균형에서의 시장 전체 생산량이 ⅔C라고 했으니 답은 10. 원론에서는 이 정도만 알아두면 된다고 한다.

 

[경제학원론] 과점시장·꾸르노모형·굴절수요곡선·카르텔

 

다음은 베르뜨랑모형이다. 베르뜨랑모형은 가격결정모형에 속한다. 과점시장 안의 기업이 상대 기업의 현재 가격이 변하지 않는다고, 즉 주어진 것이라고 보고 이윤극대화 생산량을 선택해 경쟁하는 베르뜨랑경쟁을 상정한 모형인데, 주의할 점이 있다. 베르뜨랑모형은 동질적 상품을 공급하는 기업이 둘 이상 있다고 가정한다.

 

같은 상품을 생산하고 같은 수평선 모양의 한계비용곡선을 갖는 두 기업이 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하자. A기업이 가격을 내리면 소비자들은 모두 A기업 상품을 구매할 것이다. 이때 베르뜨랑모형에서는 B기업이 가격을 유지할 거라고 가정하기에 당연히 A기업은 상품 가격을 낮춘다. 그러나 꾸르노모형에서와 같은 원리로, B기업은 A기업의 낮춘 가격을 또다시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가격을 더 낮춘다. 두 기업이 이 과정을 반복한 끝에 가격이 평균비용 수준으로 낮아져 이윤이 0이 되면 더는 가격을 낮출 수 없게 되고, 이 상태를 베르뜨랑균형이 이뤄졌다고 말한다.

 

잠깐, 베르뜨랑균형 상태를 식으로 쓰면 P=AC=MC다. 한 번 더 풀면 P=MC. 이게 어디서 나왔는지 기억하는가? 완전경쟁시장의 이윤극대화 조건이다. 즉, 베르뜨랑균형 상태가 되면 시장이 효율성을 달성한다.

 

[경제학원론] 과점시장·꾸르노모형·굴절수요곡선·카르텔

 

굴절수요곡선은 가격경쟁을 가정한다는 점에서 베르뜨랑모형과 비슷하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각 기업이 가격을 올릴 때에는 상대 기업이 반응하지 않으리라고 예측하지만, 가격을 낮춘다면 상대 기업도 따라서 가격을 낮춘다고 추측한다는 점이다. 경쟁기업이 가격을 올리면 당연히 다른 기업들은 가격을 유지해 고객을 끌어모으려 할 것이고, 반대로 경쟁기업이 가격을 낮추면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 다른 기업들도 가격을 낮출 테니까. 이를 탄력성과 연관지으면, 한 기업이 상품 가격을 올릴 때는 상품이 탄력적인 재화가 되고, 가격을 낮출 때는 비탄력적인 재화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굴절수요곡선모형에서는 위 사진처럼 기업이 굴절된 수요곡선에 직면하게 된다. 이때 한계수입곡선(MR)이 굴절되는 부분에서 끊기고 그 사이에 공백이 생기는데, 이 공간을 비연속구간이라고 한다. 기업은 P와 MC가 만나는 지점에서 생산량을 결정할 텐데,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 MC'에서나 MC''에서나 같은 생산량에서 접점이 생긴다. 즉 MC'와 MC'' 사이에서 한계비용곡선이 어떻게 움직이든 상품 가격은 Pe로 고정된다. 바꿔 말하면 굴절수요곡선모형에서 각 기업은 비용이나 수요 조건에 어느 정도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상품 가격을 유지하려 든다.

 

 

굴절수요곡선은 과점시장에서 상품 가격이 안정되는 경향을 설명하는데, 교재에서도 지적했듯 굴절수요곡선으로 가격 안정을 설명하는 건 이론으로서 한계가 있다. 이 모형은 가격이 어느 수준에 형성되는지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장 가격과 생산량이 어느 수준에서 결정되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건 이론으로서 굴절수요곡선이 갖는 최대 약점이다.

 

[경제학원론] 과점시장·꾸르노모형·굴절수요곡선·카르텔

 

마지막, 카르텔! 카르텔 역시 원론이다 보니 이것저것 생략하고 굉장히 짧게 정리돼 있다(카르텔의 대표적 사례로는 OPEC이 있다).

 

카르텔을 형성한 과점시장의 기업들은 실질적으로 독점기업처럼 행동하는데, 때문에 카르텔 전체의 이윤극대화 역시 독점기업과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즉 MR=MC가 여기에도 적용된다!

 

다만 카르텔은 항상 붕괴 위험성이 있는데, 카르텔 전체의 생산량은 MR=MC로 결정하더라도 각 기업이 생산량을 얼마나 할당받을지 결정하는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각 기업은 서로 더 많은 생산량을 가져가려 할 테고, 이 문제로 카르텔 기업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라도 하면……. 뭐긴 뭐야 와장창이지. 또 카르텔 협정을 무시하고 몰래 정해진 가격보다 싸게 판매하려는 기업이 나타날 수도 있고(그러면 당연히 이윤이 커진다), 이런 붕괴위험요소들 때문에 현실에서 수많은 카르텔이 형성되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져 버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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