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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지식/경제학원론

[경제학원론] 생산요소시장·노동공급곡선·경제적 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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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생산요소시장 파트로 넘어가서 생산요소의 수요와 공급이 결정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생산요소시장의 균형 부분에서 경제적 지대와 전용수입 개념까지 보고 마친다.

 

생산요소가 뭔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생산요소시장의 특성도 스킵해도 될 듯하다. 오늘 글에서 정리할 부분은 생산요소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결정되는 과정이니, 저 둘은 다 안다고 치고 넘어간다.

 

생산요소시장 쪽을 정리하기 전에 주의할 게 하나 있는데, 생산요소시장에 관한 논의는 특별히 조건이 붙지 않는 한 완전경쟁시장임을 전제로 한다. 불완전경쟁이 존재하면 논의가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

 

 

[경제학원론] 생산요소시장·노동공급곡선·경제적 지대

 

자, 오랜만에 정갈하게 필기하려고 노력까진 해봤다. 먼저 제목에 밑줄 치고 파생수요라고 적어 놨는데, 이 파생수요는 생산요소에 대한 수요를 가리키는 말이다. 생산요소에 대한 수요는 상품에 대한 수요에서 ‘파생’되기 때문에 이렇게 명명됐다.

 

생산요소 수요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생산요소 수요자인 기업의 비용극소화 조건부터 다시 살펴보자. 어려울 거 없이, 기업의 비용극소화 조건은 아래와 같다.

 

 

등식의 분모와 분자를 뒤집을 수 있는데, 그러면 다시 아래와 같은 꼴이 된다.

 

 

이렇게 뒤집은 식은 뭘 의미할까? 각각의 자리에 임의의 값을 대입해 보자. 시장의 노동 가격이 10만원, 자본 가격이 30만원이라고 가정한다. 닌텐도 스위치를 생산하는 갓텐… 아니 닌텐도에서 위 식을 충족하는 투입비율을 선택했는데, 노동과 자본의 한계생산이 각각 2대와 6대가 되었다. 이를 식에 대입하면

 

 

으로, 노동과 자본의 한계비용이 5만 원으로 같음을 알 수 있다. 여기까지 비용극소화 조건 복습.

 

다음은 기업의 이윤극대화 조건이다. MR=MC. 간단하다. 이때, 만약 시장이 완전경쟁일 경우 MR=P가 된다. 각 기업이 직면하는 수요곡선이 수평선이기 때문이다. 이제 비용극소화 조건에서 얻어낸 식과 이윤극대화 조건에서 얻어낸 식을 합치면, 노트 사진의 3번 부근의 식들을 도출할 수 있다.

 

 

위 두 식의 우변을 한계생산가치라고 부른다. 한계생산가치는 어떤 생산요소 한 단위를 추가로 고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수입을 말하는데, 이 의미에 부합하는 식이 우변임은 자명하다. 한계생산에 가격을 곱했으니.

 

이걸 가지고 뭘 할 수 있느냐. 결국 저 두 식은 이윤극대화 조건의 변형이므로, 기업이 이윤극대화 조건을 충족하려면 노동 혹은 자본의 가격이 각각의 한계생산가치와 같은 수준이 되도록 고용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앞서 들었던 닌텐도 스위치 예시를 다시 보자. 노동 한 단위의 가격은 10만 원이었다. 그런데 현재의 투입 수준에서 노동의 한계생산가치가 13만 원이라면? 노동 한 단위를 더 고용하면 13만 원의 가치가 창출되고, 노동 한 단위의 가격은 10만 원이니 이윤이 늘어날 여지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생산요소의 가격과 한계생산가치가 일치하지 않으면 이윤을 극대화할 수 없다.

 

한편, 노동과 자본이 모두 가변투입요소일 경우 위 두 식을 모두 충족해야 하고, 한쪽만 가변투입요소라면 그쪽의 식만 충족하면 된다. 교재에서는 이를 이용해 한계생산가치곡선을 그리는 부분이 나오고, 노동에 대한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결정하는 요인들도 정리돼 있는데 스킵하기로 한다.

 

 

이번엔 생산요소 공급의 결정 과정을 정리해보자. 앞서 파생수요의 결정 과정은 어떤 생산요소인지에 상관없이 한 번에 정리가 가능했지만, 공급의 경우 생산요소마다 과정이 달라 따로 정리해줘야 한다. 여기서는 노동만 정리할 거다.

 

노동공급곡선은 신기하게도 우상향하다가 어느 지점부터 왼쪽으로 휘어지는 모양을 그린다. 휘어져 좌상향하는 부분이 있다는 건 노동 가격이 오를 때 노동 공급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니, 임금이 많아졌는데 왜 더 적게 일한다는 걸까?

 

노동의 반대 개념인 여가와 결부해 생각해 보자. 하루에 잠을 6시간 잔다고 치고, 남는 18시간은 노동 혹은 여가로 보낸다. 18시간을 어떻게 배분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계는 각각의 기회비용을 계산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시급이 7,530원일 때 알바 대신 바둑을 세 시간 둔다고 하면 (편의상 암묵적 비용만 계산해서) 기회비용은 22,590원이다. 그런데 해가 바뀌어 시급이 8,350원으로 오른다면? 바둑 세 시간의 기회비용도 25,050원으로 오른다.

 

여기까지 이해했다면 대체효과와 소득효과까지 적용해 보자. 대체효과는 상대적으로 더 비싸진 상품을 더 적게 수요하게 만든다. 위 경우라면 대체효과에 의해 가계는 여가 소비를 줄이고 노동 공급을 늘릴 것이다. 한편 임금이 오르면 가계의 실질소득도 증가해 소득효과가 발생하는데, 때문에 여가 소비를 늘리고 노동 공급을 줄이는 작용도 생기게 된다.

 

이렇게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대체효과와 소득효과 중 어느 쪽이 더 강해지느냐에 따라, 노동 가격에 따른 노동 공급량의 변화 방향도 달라진다.

 

[경제학원론] 생산요소시장·노동공급곡선·경제적 지대

 

노트의 노동공급곡선을 보자. L1에서 L2로 이동하는 동안은 대체효과가 더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여가를 줄이고 노동을 늘리는 편이 이득인 셈이다. 반면 L2에서 L3로 이동하는 동안에는 소득효과가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적게 일하고 많이 번다고 써 놨는데, 말 그대로 적게 일하고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에 그 시간에 여가를 소비하는 편이 더 이득이 되는 구간이다. 이렇게 대체효과와 소득효과에 의해 노동공급곡선이 어느 지점에서부터는 왼쪽으로 휘어지게 된다.

 

다만 이 노동공급곡선 모형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다. 가계가 노동 공급량, 노동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는 거다. 현실적으로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경우는, 적어도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에선 발견하기 어렵다.

 

[경제학원론] 생산요소시장·노동공급곡선·경제적 지대

 

자본의 공급과 토지의 공급은 굳이 정리할 필요 없을 것 같아서 패스. 특히 자본은 나중에 어차피 또 나온다(…).

 

경제적 지대 개념을 빠르게 정리하고 마치겠다. 일단 위 노트를 보시라. 토지 시장이다. 토지의 공급곡선이 R에 고정돼 있다. 만약 이렇게 토지 공급량이 고정돼 있다면 토지 가격은 수요 상황에 의해서만 결정될 것이다. D1에서는 V1의 가격이, D2에서는 V2의 가격이 되는 셈이다.

 

 

잠깐 앞서 본 개념을 떠올려 보자. 생산요소에 대한 수요가 파생수요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 수요는 상품에 대한 수요로부터 파생됐기 때문. 그럼 위 노트에서 공급량이 고정된 토지가 건물을 올리는 용도 외에는 아무데도 쓸모가 없다고 하자. 이럴 때, 이 토지에 대해 아무런 보수를 지급하지 않더라도 토지는 다른 곳에 고용되기 위해 옮겨 갈 수 없게 된다.

 

여기서 착안해 만들어진 말이 바로 경제적 지대다. 지대란 본래 토지서비스의 가격을 뜻하지만, 경제적 지대는 이를 일반화해 어떤 생산요소의 공급이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추가 지급되는 보수를 뜻한다. 설명이 어렵다고? 나도 안다. 쓰면서도 왜 내가 이걸 이렇게밖에 설명을 못 하나 자괴감이 들고 괴로워하고 있다.

 

[경제학원론] 생산요소시장·노동공급곡선·경제적 지대

 

그래서 하나 더 준비했다. 곡선 이름을 안 적어 놨는데, 노동공급곡선이다. R 점에서 시장 균형이 형성됐다고 하자. 이때의 균형임금은 w0, 균형노동량은 L0다. 이때 노동자가 받는 임금은 사각형 Rw0OL0에 해당하는데, 이 사각형에서 노동공급곡선 아래에 해당하는 면적을 전용수입이라고 부른다. 전용수입이란 생산요소 공급자가 받아야 하겠다는 최소한의 금액을 뜻한다. 노동공급곡선의 높이가 노동 공급자가 받아야겠다는 최소한의 금액이라는 건 쉽게 알 수 있을 테고, 그럼 전용수입이 저 파란 부분에 해당한다는 것도 자명하다.

 

그리고 노동공급곡선 위, 빨간색으로 칠해 둔 부분이 바로 경제적 지대에 해당한다. 전용수입 개념을 찬찬히 살펴보면, 사실 생산요소 수요자는 전용수입만큼만 지불하더라도 노동자를 묶어둘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지급된 보수는 꼭 줄 필요가 없는 임금(경제적 지대)를 포함하고 있다. 생산요소가 비탄력적이면 비탄력적일수록 거기에 지급된 보수에서 경제적 지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높아지고, 완전비탄력적(수직선)인 생산요소라면 보수 전체가 경제적 지대가 된다.

 

이런 예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해마다 수십억의 연봉을 받는 스포츠 스타가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을 오뚜기에 데려다놓고 라면 개발하라고 시키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고작해야 다른 직장인들과 비슷하거나 적은 수천 만원대의 금액을 받을 것이다. 이는 연봉 수십억 중 전용수입에 해당하는 부분이 수천 만원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왜 그럴까?

 

수십억의 연봉을 지급할 만한 스포츠 스타의 공급은 굉장히 제한적이다. 차고 넘쳤으면 수십억 줄 필요가 없지 않은가. 즉 이들의 노동공급곡선은 매우 비탄력적이고, 따라서 소득 중 경제적 지대의 비율도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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