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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약과 부작용

혼잣말/2019

by 밤의 여행자 2019. 4. 2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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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약을 먹는다. 반 년쯤 됐다. 처음엔 졸로푸트로 시작했고, 점점 양을 늘려 가다가 아빌리파이가 추가됐다. 또 양을 늘리다가 웰부트린이, 불면증 때문에 데파스가, 우울감이 줄지 않아 리단이 추가됐다. 리단은 처음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의로 끊었다. 엄청난 부작용, 그러니까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만큼의 수전증이 찾아온 탓이었다. 의사에게 말하니 잘한 결정이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지금은 세 종류의 약을 먹는다. 졸로푸트, 아빌리파이, 웰부트린(데파스는 불면증이 어느 정도 해소돼서 처방이 중단됐다).


우울증 약이 우울증을 낫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약은 어디까지나 '최소한 증상이 더 심해지지는 않게 만드는' 역할을 할 뿐, 우울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해주지는 못한다. 가벼운 우울증이라면 모를까. 나는 꽤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고, 그래서 내게 우울증 약은 조금의 부작용을 동반하더라도 상태가 더 심각해지지 않도록 막아 주는, 그런 존재다.


가끔은 우울증 약을 끊어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래도 증상을 줄이는 게 아니라 증상의 심화를 막는 데 그치다 보니 약을 먹어서 '좋아진다'는 체감이 없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는 약물 치료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우울증 약에 뒤따르는 부작용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거기에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가 있다.


우울증 약의 부작용은 다양하다. 집중력 저하, 졸림, 근육 경련(떨림), 특정 연령대에서의 자살 충동 증가 등등. 내가 겪은 가장 심한 부작용은 리단 투약으로 인한 근육 경련-손떨림이었고,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졸림, 자살 충동 증가(이건 부작용인지 우울증 때문인지 잘 모르겠지만) 등도 겪었다. 가끔은 이렇게까지 해 가면서 약을 먹어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울증 약을 계속 먹는 이유는 약에 의존성이 생겨서가 아니다. 적어도 이 약들을 먹는 게 내 정신적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걸 명확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굉장히 중요한데, 우울증 환자 본인이 약을 왜 먹어야 하고 상담을 왜 받아야 하는지를 인지하지 못하면 치료에 대한 충실도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담당 의사의 권유로 곧 상담치료를 재개(작년에 이미 받은 적이 있다)할 예정이다.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필요한 과정이다. 약물치료가 최소한 현상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상담치료는 우울증의 근본적 원인을 찾고 이를 해소하는 데 주 목적이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중증 우울증으로 약을 먹으면서 부작용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흔들리지 말고 투약을 계속하라고 말해 주고 싶다. 물론 생활에 지장이 생길 만한 부작용이라면 원인이 되는 약물을 끊을 필요가 있겠지만.


첫 번째 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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