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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지식/경제학원론

[경제학원론] 소득분배·로렌츠곡선·지니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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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소득분배 파트, 그중에서도 소득분배가 얼마나 불평등한지 알려주는 지표 세 가지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아마 모두 친숙한 개념들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들어는 봤을 거다. 소득분배가 뭔지 굳이 정리해둘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일단 소득분배의 기본 분류부터 적어 보자. 소득분배는 기능별 소득분배와 계층별 소득분배로 나뉜다.

 

기능별 소득분배는 경제 전체의 소득이 각 생산요소에 어떻게 분배되는지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현대 사회에서 가난한 노동자들은 임금소득을, 부유 자본가들은 자본소득을 주로 얻고 있어 기능별 소득분배는 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역시 국민소득 중 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을 이용해 소득분배 불평등을 분석한 거였다.

 

계층별 소득분배는 소득이 가장 큰 사람부터 차례로 배열했을 때 각 소득계층에게 소득이 어떻게 분배되는지를 본다. 여기서 가장 익숙한 개념인 소득10분위가 등장한다. 최고소득자 10%는 얼마, 그 다음 10%는 얼마, ……최저소득자 10%는 얼마, 이런 식이다. 일반인들이 ‘소득분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쉽게 떠올리는 게 이 계층별 소득분배에 해당할 듯하다. 다만 이쪽에는 이론적 틀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 이론으로 처리하기가 아주 어렵다고 한다.

 

 

[경제학원론] 소득분배·로렌츠곡선·지니계수

 

그럼 이제 불평등도지수의 대표들을 만나 보자. 불평등도지수는 현실의 분배상태가 균등한 분배상태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다만 이 불평등도지수에는 한계가 있는데, 모두가 ‘균등’하게 나눠 갖는 상태를 곧 ‘평등’이라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궁극적 평등, 즉 공평성이 어떻게 달성될 수 있는지는 가치관에 따라 다른 답들이 나올 수 있다.

 

어쨌든 지금은 그게 본론이 아니므로 노트를 보자.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십분위분배율이다. 일단 가장 중요한 점은 1분위로 갈수록 저소득층, 10분위로 갈수록 고소득층이라는 사실. 가끔 이걸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불평등도지수를(적어도 여기 정리하는 것들은) 이야기할 땐 무조건 저소득자부터 차례대로 배열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십분위분배율은 가장 가난한 40%의 소득, 즉 1분위~4분위의 소득을 가장 부유한 20%의 소득, 9분위~10분위의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노트에 간명하게 정리돼 있지만, 당연히 완전평등한 상태에서는 십분위분배율이 2가 나온다. 앞서 불평등도지수의 ‘평등’은 곧 ‘균등’이라고 전제했기에, 완전평등한 상태에서는 모든 분위가 전체 소득의 10%씩을 가져갈 테니까. 반대로 완전불평등한 상태에서는 분자가 0이 되므로 십분위분배율도 0이 된다.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경제학원론] 소득분배·로렌츠곡선·지니계수

 

한편 십분위분배율에서 각 분위의 범위를 넓힌 오분위분배율도 존재한다. 당연히 각 분위는 20%씩 쪼개져 있는데, 주의할 점은 오분위분배율의 계산식이 십분위분배율과 다르다는 것. 오분위분배율은 상위 20%(5분위)의 소득을 하위 20%(1분위)의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때문에 완전평등한 상태에서는 1, 완전불평등한 상태에서는 무한(∞)이 된다.

 

다음은 로렌츠곡선이다. 많이들 들어 봤을 것 같다. 로렌츠곡선은 가장 가난한 n%의 사람들이 전체 소득 중 몇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지 나타내는 점들을 이은 곡선이다.

 

로렌츠곡선의 그래프는 정사각형으로 닫혀 있다. 이 그래프의 X축은 인구누적점유율을, Y축은 소득누적점유율을 의미한다. 점유‘율’이기에 당연히 100에서 끝나며, 만약 X축의 67% 지점에 점이 있다면 소득 하위 67%의 국민 전체가 대상이 된다. 누적이라는 말에 포인트를 둬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딱 67%에 해당하는 국민 한 사람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란 사실!

 

[경제학원론] 소득분배·로렌츠곡선·지니계수

 

이제 노트를 보자. A~E까지 다섯 명의 국민이 총 50만 원의 소득을 창출하는 스투국이 있다. A~E는 각각 10만원씩을 가져간다. 일단 모두 균등하게 가져가니 불평등도지수 안에서는 완전평등한 상태다. 이를 로렌츠곡선에 표현해볼 텐데, 주의할 점. 로렌츠곡선을 그릴 때에는 0%를 최저소득자, 100%를 최고소득자로 놓고 차례로 배열해야 한다. 다만 스투국 국민들은 모두 소득이 같으니 아무렇게나 찍어도 상관없…… 순서대로 찍자.

 

 

사실 찍어볼 것도 없다. 20%째(A 한 명)에서 소득도 20%째(10만 원/50만 원) 점유될 거고, 40%째(A, B 두 명)에서도 소득이 40%째(20만 원/50만 원) 점유될 거다. 이렇게 소득분배가 완전평등한 상태에서의 로렌츠곡선은 정확히 45도로 정사각형을 양분하는 대각선이 된다. 그럼 반대로 완전불평등할 때는 어떨까?

 

옆에 붉은색의 찬디르국을 보자. 똑같이 국민 5명이 50만 원의 소득을 창출하는데 E가 50만 원을 모두 가져간다. 그럼 당연히 인구누적점유율 100%째(최고소득자인 E에 다다라야 하므로)에서야 소득누적점유율도 100%가 될 거다. 즉, 소득분배가 완전불평등한 상태에서는 로렌츠곡선이 수평축을 쭉 따라가다가 인구누적점유율 100% 지점에서 수직축을 따라 다시 쭉~ 소득누적점유율 100% 지점까지 올라간다.

 

물론 현실적으로 이 두 경우는 존재하기 힘들 거고, 실제로는 이 두 곡선 사이의 공간에 로렌츠곡선이 그려질 것이다. 이때 완전평등한 대각선의 로렌츠곡선에 가깝다면 비교적 소득분배 상태가 평등하다고 볼 수 있을 거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를 이용해 서로 다른 국가의 분배 상태를 비교할 수도 있는데, 만약 A국의 로렌츠곡선이 B국의 로렌츠곡선보다 대각선에 가깝다고 하자. 그럼 A국의 소득분배 상태가 B국에 비해 보다 평등(균등)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도 한계는 있다. 로렌츠곡선이 서로 교차하지 않을 때에만 이런 식의 비교가 가능하다는 점. 로렌츠곡선은 그 사회 전반에 대한 평가이기에 교차하는 순간 어느 쪽이 더 평등한 분배 상태인지 평가할 수 없게 된다. 또, 로렌츠곡선끼리의 비교가 가능한 상태에서도 소득분배 수준이 정확히 얼마만큼 차이가 나는지를 특정할 수 없고, 단지 어느 쪽이 더 평등한지 순서를 매길 수 있을 뿐이다. 때문에 로렌츠곡선은 서수적인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경제학원론] 소득분배·로렌츠곡선·지니계수

 

마지막 지니계수. 이걸 안 들어 봤으면 간첩, 아니 간첩도 이건 들어 봤을 것 같다. 지니계수는 로렌츠곡선을 활용해 만드는 또 다른 불평등도지수다. 노트를 보면 대각선과 로렌츠곡선 사이에 초승달 모양의 면적(α)이 생긴 걸 볼 수 있다. 이걸…… 말로 설명하면 너무 길고 그냥 그래프 밑의 식을 보시라.

 

[경제학원론] 소득분배·로렌츠곡선·지니계수

 

식은 간단하다. 그럼 지니계수의 범위는 어떻게 될까? 만약 완전평등한 소득분배 상태라면 알파 값이 0이 될 테니 지니계수도 0. 반면 완전불평등한 상태에서는 베타가 0이 되어 사라지니 지니계수는 1이 나온다. 즉, 지니계수의 범위는 아래와 같다.

 

[경제학원론] 소득분배·로렌츠곡선·지니계수

 

물론 현실에서 지니계수가 0이나 1에 근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글도 길어졌는데 지루함도 달랠 겸 OECD 국가들의 지니계수를 구경해 보자. 통계포털에 나와 있는 게 대부분 2015년 값이라, 2015년을 기준으로 표를 만들었다. OECD 모든 국가를 정리한 건 아니니 자세한 내용은 직접 통계를 찾아보시라.

 

[경제학원론] 소득분배·로렌츠곡선·지니계수

 

한편 지니계수에도 한계는 있는데, 같은 지니계수를 보이는 나라라도 로렌츠곡선의 차이가 크면 국민이 체감하는 불평등 정도는 다를 수 있다. 또, 세금이나 복지 시스템 등 재분배 기능이 강한 사회라면 세전 소득과 세후(재분배 후) 소득에서의 지니 계수가 다르게 나타난다. 모든 계층의 분배 상태를 하나의 값으로 나타낸 탓에 특정 소득계층의 분배 상태는 알 수 없다는 점도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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