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의·지식/경제학원론

[경제학원론] 시장실패 원인·대수의 법칙·세테리스 파리부스

반응형

국민경제는 가계, 기업, 정부의 세 경제주체로 구성된 경제다(외국은 제외한다). 국민경제를 이해할 때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각 경제주체가 무엇을 추구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그 경제주체들이 생산물시장과 생산요소시장을 두고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다. 그리 긴 설명이 필요한 내용은 아니다.

 

가계: 효용 극대화 추구. 재화·서비스 수요

기업: 이윤 극대화 추구. 재화·서비스 공급

 

정부: 사회후생 극대화 추구. 재화·서비스 수요·공급.

 

세 경제주체는 위와 같은 특징을 지닌다. 이때 가계와 기업의 ‘수요자-공급자’ 관계는 ‘생산물시장’을 기준으로 삼은 거다. 생산물시장(상품시장)은 말 그대로 기업이 생산한 상품을 가계가 소비하는 전통적 형태의 시장이다. 한편 수요자와 공급자의 위치가 뒤바뀌는 시장도 존재하는데, 바로 ‘생산요소시장’이다.

 

생산요소란 재화를 생산하는 데 쓰이는 요소를 일컫는 말로, 크게 토지, 노동, 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다. 기업은 이 생산요소시장에서 토지, 노동, 자본을 구입해 상품을 생산하고 생산물시장에 공급한다. 그리고 이때 생산요소를 공급하는 주체가 바로 가계다. 가계는 기업에 토지, 노동, 자본을 공급하고 그 대가로 지대, 임금, 이자, 이윤 등을 받는다.

 

긴 설명이 필요 없다고 해놓고 좀 길게 쓴 것 같은데,,, 간단히 그림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경제학원론] 시장실패 원인·대수의 법칙·세테리스 파리부스

 

간단하지 않아 보인다면 악필 탓이다(…). 어쨌든 저렇다! 앞서 설명하지 않은 정부의 역할도 포함돼 있는데, 정부는 가계와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하는 대신 공공재나 보조금을 공급한다. 또 정부는 생산물시장과 생산요소시장의 수요자가 되기도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지출이 정부지출이다.

 

[경제학원론] 시장실패 원인·대수의 법칙·세테리스 파리부스
임금 받아써! 시장 갈끄야!

 

빠르게 스킵해서, 시장실패와 그 원인을 알아보자. 먼저 시장을 제대로 정의해야 한다. 교재는 시장을 ‘상품을 사고팔기 위해 서로 접촉하는 개인들과 기업들의 모임’이라고 정의한다. 우리의 거의 모든 경제생활은 시장에서 이뤄지는데, 이렇게 시장이 모든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는 경제체제를 ‘시장경제’라고 부른다(반대로 정부의 통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면 통제경제라고 부른다).

 

시장경제에서는 모든 상품의 가격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결정되며, 개인의 재산권이 확립돼 있다. 또 소비자들 사이에 자유로운 경쟁이 허용되며, 국내외적으로 교역도 자유롭다. 이러한 특징들 덕분에 시장경제는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체제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효율성의 원천은 ‘가격기구’에 있다.

 

가격기구는 가격이 경제에서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하나의 기구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가격을 결정하는 기구 이런 뜻이 아니다). 시장경제에서 가격의 역할①신호 전달 ②유인 제공 ③소득 분배,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것도 빠릿빠릿하게 넘어가자.

 

신호 전달: 가격의 높낮이는 소비자가 상품을 얼마나 원하는지, 혹은 생산자가 상품을 생산하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에 관한 정보(신호)를 제공한다.

 

유인 제공: 특정 상품의 가격 상승은 그 상품을 더 많이 생산할 유인을 제공한다. 또 특정 기술을 보유한 사람에게 지불되는 높은 가격(임금) 역시 사람들이 그 기술을 습득하게 만드는 유인이 된다.

 

소득 분배: 임금, 이자 등 생산요소의 가격은 공급자가 얻는 소득의 양, 즉 소득분배를 결정한다. 상품의 가격도 소득분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저소득층이 주로 쓰는 생필품 가격이 상승하면 이들의 실질소득은 줄어들게 된다.

 

가격기구의 기능 덕분에 시장경제는 효율성을 확보하고, 애덤 스미스는 이러한 시장을 ‘보이지 않는 손’으로 비유하며 외부의 간섭 없이도 시장경제는 항상 효율적으로 돌아간다고 했지만, 가격기구가 항상 제대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때에 따라 가격기구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바로 이 경우 ‘시장실패’가 발생했다고 한다. 시장실패의 대표적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 번째, 독과점. 독과점시장은 하나 혹은 소수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며 가격이나 생산량에 독점력을 행사하는 시장이다. 이런 시장에서는 기존의 기업이 가진 기술이나 자본, 경험 등을 뚫고 새 기업이 진입하기 쉽지 않다. 또 독과점시장에서 기업은 상품 가격 설정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독과점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더 높은 가격으로 더 적게 생산할 때 이윤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불완전 정보(정보 비대칭). 정보가 부족하면 생산자는 적절한 생산량을 맞추지 못할 수 있고, 소비자는 자신에게 가장 효율적인 재화를 찾지 못할 수 있다.

 

세 번째, 공공재. 공공재 개념을 자세히 설명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생략하고, 외부의 간섭이 전혀 없는 시장에서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생산자는 공공재를 만들 유인이 전혀 없다. 이윤 추구에 1도 도움이 안 되기 때문. 하지만 현실적으로 공공재 수요는 생각보다 많다. 당장 밤만 되면 켜지는 가로등이나, 치안·소방 서비스, 국방 서비스 등등. 시장은 이를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다.

 

 

 

 

네 번째, 외부효과. 개인 혹은 기업의 경제활동이 다른 개인이나 기업에게 영향을 주지만 대가를 요구하거나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때 외부효과가 발생한다고 한다. 외부효과를 자세히 설명하려면 사적 비용 사회적 비용 이것저것 끌어다 써야 하니 패스하자. 자동차 생산 기업을 예로 들어 보자. 이 기업이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외부효과)이 발생한다. 하지만 기업은 환경오염을 고려하지 않고(환경오염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므로) 생산량을 결정한다. 자동차 생산 비용에 환경오염 비용을 합해 적절한 생산량을 결정해야 하지만, 기업은 전자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깨져 버린다.

 

위 네 가지 원인에 의해 시장실패가 발생하면 시장이 오히려 경제적 비효율성을 만들어내고 또 비효율적 상태가 지속된다. 때문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자는 논의가 생겼고, 현대 사회로 올수록 정부의 개입 폭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가 시장실패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는 방안으로는 최저가격제도(최저임금 등), 생산량 제한/할당 정책 등이 있다.

 

이 뒤 내용은 경제이론과 경제모형에 관한 설명이었는데, 사실 포스팅으로 정리할 만큼 대단한(?) 내용은 아니라서 혼자 이해하고 숙지하기로 했다. 대신 꼭 알아야 할 두 가지만 정리해 본다.

 

 

먼저 ‘대수의 법칙’. 잘 알려진 통계학 용어다. 많은 개인으로 구성된 전체 집단을 가정하면, 개인에게서 나타나는 우연적 측면이 상쇄된다는 법칙이다. 동전을 던져 각 면이 나올 확률은 당연히 50%지만, 동전을 10번만 던져서 딱 5대5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동전 던지는 횟수를 100번, 1000번, 10000번으로 늘리면 늘릴수록 각 면이 나올 확률은 50%에 가까워진다.

 

경제학은 모든 경제적 선택을 연구 대상으로 삼고, 때문에 인간 행동을 예측하는 게 중요하다. 가격이 A에서 B로 오르면 수요량이 D에서 C로 떨어지리라는 등의. 대수의 법칙을 따른다면 특정한 개인이 정말 뜻밖의 선택을 하더라도, 집단으로 확대하면 선택의 폭이 굉장히 안정적일 거라고 믿을 수 있다. 아이스크림 가격이 두 배로 올라도 예전과 같은 양을 사먹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표본이 10만 명, 100만 명, 1000만 명으로 커지면 가격이 이만큼 올랐으니 수요량은 이만큼 떨어지겠다, 라는 예측이 비교적 정확해진다는 얘기다.

 

다음은 세테리스 파리부스. 라틴어로 ceteris paribus라고 적는다. 경제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금과옥조처럼 여길 이 말은 ‘다른 조건들이 일정하다면(if other things remain equal)’이라는 뜻이다. 현실 경제는 워낙 변수가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조건을 단순화하지 않으면 제대로 이해하고 분석하기 힘들다.

 

[경제학원론] 시장실패 원인·대수의 법칙·세테리스 파리부스

 

예를 들어 이렇게 피카츄 인형 시장의 수요·공급곡선을 그려 놨는데 이것저것 현실적 변수를 따지기 시작한다고 치자. 포켓몬 게임 신작이 대박을 치면 수요가 늘지 않을까? 원엔 환율이 변하면 일본 포켓몬센터에서 들여 온 오리지널 인형 가격도 변하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다른 조건들을 하나하나 따지기 시작하면 수요·공급곡선을 그려 놓을 수가 없다. 때문에 세테리스 파리부스, 다른 조건들이 일정하다고 가정하고 경제이론을 세워야 한다. 포켓몬의 인기도 항상 같고, 원엔 환율도 항상 같고, 관세도 항상 같고, 짝퉁 여부는 수요에 영향 안 미치고…… 등등.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