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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지식/경제학원론

[경제학원론] 수요곡선·베블런 효과·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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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에는 법칙이 있다. 당연한 말 같지만 이건 굉장히 중요한 사실이다! 선택행위를 예측해야 하는 경제학에서 법칙이 없다면, 그것도 가장 기본이 되는 수요에서조차 법칙이 없다면…… 경제학 할 시간에 놀이터 흙 파서 500원짜리 찾는 게 더 효율적일 거다.

 

법칙이라고 하면 꼭 외워야 할 것 같지만(주입식 교육의 폐해) 수요법칙은 외울 필요가 전혀 없다. 아래 표를 보자.

 

[경제학원론] 수요곡선·베블런 효과·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찬디르의 아이셔 수요량 표

 

아이셔를 정말 사랑하는 친구의 수요를 정리한 표다. 친구 이름을 쓰긴 좀 그러니 찬디르라는 별명을 붙여 주자. 찬디르는 아이셔 한 곽의 가격이 2500원일 때 한 달 동안 아이셔 4곽을 사 먹으려고 한다. 한 곽에 2000원이라면 7곽, 1500원이라면 11곽, 1000원이라면 17곽, 500원이라면 25곽. 느낌이 오는가?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떨어질수록 수요량이 증가한다. 따로 부연 설명할 게 없다. 누구나 비싸지면 적게 사고 싸지면 많이 사니까. 수요법칙은 이렇게 상품 가격 상승/하락수요량 감소/증가로 이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가격에 따른 수요량 변화를 알고 있으니, 이를 기반으로 수요곡선을 그릴 수 있다. 생산가능곡선이 말 그대로 얼마나 ‘생산 가능’한지 보여줬다면, 수요곡선은 수요를 보여주는 곡선이다. 찬디르의 아이셔에 대한 수요곡선을 그려 보자.

 

 

[경제학원론] 수요곡선·베블런 효과·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P 옆에 (백 원), Q 옆에 (곽/월)을 써 줘야 정확하다. 귀찮아서,,, 하하.

 

그래프의 Y축에는 독립 변수인 가격(P)이, X축에는 종속 변수인 수요량(Q)이 들어간다. 주어진 정보를 입력하고, 가격과 수요량이 만나는 점을 모두 찾은 뒤 이 점들을 연결하면 수요곡선이 완성된다. 수요곡선을 보면 각 가격에서 소비자가 상품을 얼마나 수요하는지 알 수 있다. 보통의 수요곡선은 위 사진처럼 우하향하는 모양을 보인다. 수요법칙이 그대로 적용된,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량이 줄어드는 수요곡선이다.

 

이제 수요법칙의 예외에 대해 생각해보자. 웬만한 법칙들에는 다 예외가 있기 마련이고, 교재에서는 수요법칙의 예외로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과시적 소비(베블런 효과), 두 번째는 기펜재(Giffen goods)다. 두 경우 모두 가격이 오를 때 수요량이 증가하는 사례인데, 교재에서 기펜재를 뒤에 자세히 설명한다고 해 여기서 굳이 정리하지는 않겠다.

 

베블런 효과로 잘 알려진 과시적 소비를 들여다보자. 교재에는 “값비싼 상표로 알려진 핸드백의 경우는 비쌀수록 수요가 더 몰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써 있다. 단순히 생각하면 수요법칙의 예외로 보이는데,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지난 글에서 다뤘던 ‘세테리스 파리부스(ceteris paribus)’를 기억하는지? 다른 모든 조건이 일정함을 가정하는 이 문구는 경제학에서 어떤 법칙을 세우든 항상(아마도?) 적용된다. 수요법칙 역시 ‘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 가격이 변하면 수요량이 역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꿔 말하면 가격 외의 조건을 가져오는 순간 수요법칙 바깥의 얘기가 된다는 거다.

 

그럼 베블런 효과를 받는 재화들은 정말 가격 상승만으로 수요량을 증가시키는 걸까? 교재에서 예로 든 명품 핸드백의 수요량에는 분명 명품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반영돼 있을 거다. 다만 수요법칙을 이야기할 땐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고 가정해야 하니 명품에 대한 선호는 머릿속에서 지워 버려야 한다. 오로지 가격 하나만 올랐는데 사람들이 더 많이 살 수 있을까?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기업이 가격을 무한정 올려도 소비자들이 무한정 수요한다는 얘기인데…….

 

모 교수님께 질문한 결과 위와 같은 이유로 베블런 효과를 수요법칙의 예외로 인정하지 않는 의견도 있다고 한다.

 

 

오늘의 마지막 부분!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다. 사실 4~5차시 진도에서 나오는 개념은 아닌데, 수요곡선과 한계편익을 얘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도출할 수 있는 법칙이라 정리해보려고 한다.

 

먼저 한계편익 개념부터 알아야 한다. 한계편익이란 상품 한 단위를 더 소비할 때 얻을 수 있는 효용의 크기다(편익은 효용을 금액으로 표시한 거라고 이해하면 쉽다). 경제학에서 한계(Margin)는 ‘하나 더’로부터 얻을 수 있는 무엇을 의미한다. 좀 어렵게 표현하면, 추가되는 독립변수 한 단위당 변화하는 종속변수의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물을 한 모금 더 마실 때의 효용, 사람을 한 명 더 고용할 때의 효용, 땅을 한 평 더 살 때의 효용…… 이런 식이다.

 

앞에서 본 찬디르의 아이셔 수요곡선을 다시 보자. 먹는 얘기라 더 이해하기 쉽다! 아이셔 한 곽을 다 먹는다고 하면, 당연히 처음 먹는 한 알과 마지막에 먹는 한 알의 효용은 다르다. 같은 거 계속 먹으면 질리니까(중요). 한 알을 더 먹을 때 얻는 효용의 크기가 점점 줄어든다. 즉, ‘한계효용’이 계속 감소하는 거다. 이해하기 쉽게 표를 그려 봤다.

 

[경제학원론] 수요곡선·베블런 효과·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찬디르는 아이셔를 정말 좋아한다. 6개가 뭐야, 하루에 6곽도 먹을걸.

 

총효용을 보자. 찬디르가 아이셔 1개를 먹었을 때 얻은 총효용은 10이다. 2개째엔 18, 3개째엔 25, 6개째엔 36까지 늘어난다. 아이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6개째 먹을 때까지 계속 총효용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계효용을 구해 보면 어떨까. 여기서 한계효용은 ‘아이셔 하나 더 먹었을 때 얻는 효용’이므로, 1개째에서 2개째로 넘어갔을 때 효용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구해야 한다. 한계효용이 점점 감소함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소비자가 재화를 소비할 때 한계효용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을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이게 수요곡선과 무슨 관계가 있냐고? 수요곡선의 높이가 곧 한계효용, 한계편익이기 때문이다. 또 그래프를 가져오면 싫어할 것 같으니 말로 정리해보면…….

 

가격이 만 원일 때 10개 산다고 치자. 소비자 입장에서 만 원에 10개가 가장 효율적인 수요량이란 건, 만 원인데 11개를 사면 손해라는 뜻이다. 물건 가격은 만 원으로 고정돼 있으니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하나 더’ 살 때 얻는 편익이 적어도 만 원어치 이상은 돼야 한다. 그런데 딱 10개째 사면서 멈췄다? 10개째 살 때의 한계효용이 만 원어치라는 얘기다. 한계효용은 체감하니 11개째 살 때의 한계효용이 만 원 미만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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