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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지식/경제학원론

[경제학원론] 예산선·가격소비곡선·대체효과와 소득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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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정리는 예산선과 가격소비곡선, 그리고 그를 통한 수요곡선의 도출까지다. 제목에 대체효과와 소득효과 적어 놨는데 귀찮아서 정리 안 할…… 건 아니고 간단하게 넘어갈 거다.

 

예산이라는 개념은 굳이 정의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만수르마냥 돈으로 침대 만들고 베개 만들고 꾸리꾸리한 돈 냄새 맡으면서 잠들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평범한 우린 상품을 소비할 때 항상 ‘예산제약(budget constraint)’에 부딪힌다. 따라서 우리, 소비자, 가계는 예산제약의 범위 안에서 효용극대화를 추구한다.

 

 

[경제학원론] 예산선·가격소비곡선·대체효과와 소득효과

 

찬디르를 다시 소환했다. 자, 찬디르의 한 달 용돈이 25만 원, 포도가 한 송이에 5천 원, 배가 한 개에 만 원이라고 치자(비현실적인 것 같지만 넘어가자). 이때 찬디르가 한 달 동안 최대한 소비할 수 있는 배의 양은 25개, 포도의 양은 50송이다. 이를 각각 y축과 x축 절편으로 찍어 주고, 두 점을 이어 나온 선분 ad가 위 그림의 ‘예산선’이다. 즉 예산선은 소비자가 주어진 소득으로 구입할 수 있는 상품묶음을 나타내는 점들을 이어 만든 선분이며, 소비자가 처한 예산제약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프를 자세히 보자. 점 a, b, c, d는 모두 찬디르가 한 달 예산으로 살 수 있는 포도와 배의 상품묶음들이다. 단, 이때 주의할 점. 찬디르는 a, b, c, d 점뿐만 아니라 예산선 아래로 만들어진 삼각형 adO 안의 점들도 선택할 수 있다. 소득의 일부만 지출할 경우에 해당한다. 소비자에게 소득의 일부만 지출할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에, 예산선 아래의 점을 선택할 여지도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예산선을 수식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간단하다.

 

[경제학원론] 예산선·가격소비곡선·대체효과와 소득효과

 

X재 지출액+Y재 지출액이니 첫 줄의 식은 당연한 얘기고, 이 식을 y에 대해 풀면 아랫줄과 같다. 도출된 맨 아래의 식을 보면, 예산선의 기울기는 두 상품의 상대가격에 - 부호를 붙인 값과 같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예산선 기울기의 절댓값은 X축 재화와 Y축 재화의 가격 비율을 뜻하기도 한다.

 

[경제학원론] 예산선·가격소비곡선·대체효과와 소득효과

 

다음으로 넘어가서. 우리가 예산선을 구한 이유가 뭘까? 일상생활에서 예산을 짠다고 하면 보통 돈 아끼려고 짜는 (그리고 실패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지금은 경제학을 하고 있으니까. 예산선과 무차별곡선을 활용해 소비자의 효용극대화 지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 그림을 보자. 예시로 든 찬디르의 예산선 위에 무차별곡선 I1, I2를 그렸다. 예산선과 무차별곡선이 만나는 접점이 보이는가? 점 a와 점 b에서 접점이 생겼다. 소비자는 이 점에서 예산제약 범위에서 가장 높은 효용을 얻는다. 점 c도 선택 가능하지만 이 경우 소득을 남기는 것과는 관계없이 총효용이 점 a나 b에 비해 작아지며, 점 d는 예산선 밖에 있으므로 선택할 수 없는 점이다.

 

효용극대화 지점이 예산선과 무차별곡선의 접점이라는 건, 바꿔 말하면 효용극대화를 위해 무차별곡선의 기울기와 예산선의 기울기가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아래 식을 보자.

 

[경제학원론] 예산선·가격소비곡선·대체효과와 소득효과

 

첫 줄부터. ‘무차별곡선의 기울기와 예산선의 기울기가 같다’는 식은 간단하게 세울 수 있다. 그런데 이 식의 분자와 분모를 조금 건드리면 아랫줄의 식을 만들 수 있다. 이 식을 해석하면 무슨 뜻인가? 약자를 풀어 쓰면

 

[경제학원론] 예산선·가격소비곡선·대체효과와 소득효과

 

즉, 각 상품에 지출한 돈 마지막 1원당의 한계효용이 서로 같도록 선택해야 효용이 극대화된다는 뜻이다. 이 규칙은 반대 사례를 생각해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포도에 지출한 1원당 한계효용이 5유틸이고 배에 지출한 1원당 한계효용이 3유틸로 서로 1원당 한계효용이 다르다고 하자. 그럼 배에 지출한 돈에서 1원을 빼 포도에 지출해 총효용을 2유틸 늘릴 수 있다. 총효용이 늘 여지가 있다는 건 효용이 극대화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경제학원론] 예산선·가격소비곡선·대체효과와 소득효과

 

다음! 가격소비곡선이라는 개념이 있다. 가격소비곡선은 다른 조건에 변화가 없고 한 상품의 가격만 계속 변화할 때 소비자의 선택점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주는 곡선이다. 왼쪽 그래프를 보자. 아까와 같은 찬디르의 예산선이다. 다른 조건은 일정하고(세테리스 파리부스!) 포도가 한 송이에 5천 원일 때, 찬디르는 F3 점을 선택한다. 포도 한 송이 값이 25,000원으로 뛰면 찬디르는 F1을 선택하고, 값이 10,000원이면 F2를 선택한다. 이렇게 포도 가격의 변화에 따라 이동하는 선택점들을 모아 이으면 가격소비곡선이 만들어진다. 이걸로 뭘 할 수 있느냐.

 

 

포도에 대한 찬디르의 수요곡선을 구할 수 있다! 왼쪽 그래프를 보면 각각의 포도 가격에 해당하는 찬디르의 수요량이 적혀 있으므로 이걸 그대로 옮겨 가면 된다. 그렇게 오른쪽의 수요곡선이 탄생한다. 각각의 G 점들이 같은 번호의 F 점들과 대응하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아니 뭘 이렇게 고생해서 수요곡선을 도출하냐 싶을 수도 있겠지만 소비자가 먼저지 수요곡선이 먼저가 아니니까. 소비자의 선택(에 대한 의사)이 존재해야 수요곡선도 만들어질 수 있는 법.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집 앞에 찾아가서는 “자, 당신의 수요곡선이 P=2Q3+15로 조사되었으니 어서 마트에 가서 이에 맞게 소비하쇼!” 할 수는 없는 법 아닌가.

 

마지막으로 대체효과와 소득효과를 잠깐 보고 마치겠다. 이게 뭐 설명할 거린가 싶어서 (오만) (뻔뻔) 글만 가져왔다. 일단 정의를 보자.

 

대체효과: 어떤 상품이 다른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싸졌기 때문에 소비량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상대적으로 더 싸지면 소비량이 늘어나는 경우.

 

 

 

소득효과: 상품 가격이 변하면 소비자의 실질소득도 변한다. 이로 인해 수요량이 변화하는 것을 가리킨다.

 

정의만 봐서는 헷갈릴 수 있으니 예를 들어 보자. 앞서 설정한 예산선을 생각하면서, 자, 포도 가격이 떨어졌다. 찬디르는 포도 수요량을 늘린다. 그런데, 이때 수요량이 늘어나는 건 뭐 때문인가? 두 가지 개념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먼저 포도가 배보다 상대적으로 싸졌기 때문이다. 배 가격은 그대로인데 포도 가격만 싸졌으니, 당연히 찬디르는 상대적으로 더 싸진 포도의 수요량을 늘리게 된다. 이렇게 포도가 상대적으로 싸져 수요량이 증가하는 현상을 가리켜 대체효과라고 부른다.

 

한편 포도 가격이 떨어지면서 찬디르의 실질소득이 커지기도 했다. 포도 가격이 떨어졌으니 같은 돈을 가지고도 예전보다 많은 포도와 배를 살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렇게 어떤 상품의 가격이 떨어져 실질소득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수요량도 변화하는 것을 소득효과라고 부른다. 이 대체효과와 소득효과를 묶어 가격효과라고 부른다.

 

이것들은 정상재와 열등재의 구분에 활용할 수 있다. 정상재는 소득효과가 발생했을 때 상품의 수요량이 증가한다. 반면 열등재는 소득효과가 발생했을 때 수요량이 감소한다. 여기서 포인트. 수요법칙 얘기하면서 잠깐 등장했던 기펜재를 기억하는지?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량도 감소하는 재화를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기펜재의 성립 조건이 바로 ‘열등재이면서 소득효과가 너무 큰 재화’다.

 

재화가 열등재라고 해도 대체효과의 절댓값이 소득효과보다 크다면 수요법칙은 성립한다. 소득효과로 인한 수요량 감소분보다 대체효과에 의한 수요량 증가분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득효과의 절댓값이 대체효과보다 커지면 이 관계가 역전되어,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수요량이 감소하게 된다. 다만 현실에서 이렇게 열등재이면서 소득효과가 아주 큰 재화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기펜재를 실제로 관찰하기는 매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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