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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지식/경제학원론

[경제학원론] 수확체감의 법칙·등량곡선·한계기술대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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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체 얘기할 때 나왔지만 가계가 효용극대화를 추구한다면 기업은 이윤극대화를 추구한다. 이윤은 수입에서 비용을 뺀 나머지이므로, 기업은 수입을 늘리고 비용을 줄이기 위한 선택행위를 하게 된다. 여기서 얘기하는 건 일단 비용에 관한 거다.

 

민간경제에서의 두 가지 시장을 기억하는지? 가계-수요자/기업-공급자의 관계가 성립하는 생산물시장과 두 주체 간 수요자-공급자 관계가 역전된 생산요소시장이 있었다. 기업은 이 생산요소시장에서 노동과 자본, 토지 등을 구입해 상품 생산에 투입한다. 음, 초콜릿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고 하자. 이 기업이 초콜릿을 생산하려면 뭐가 필요할까? 일단 초콜릿 공장을 세워야 하고, 초콜릿 생산에 필요한 각종 기계들을 들이고 노동자를 고용해야 한다. 초콜릿 원료들도 필요하다. 이렇게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모든 것들을 통틀어 ‘투입요소(inputs)’ 혹은 ‘생산요소(factors of production)’라고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위에 언급한 투입요소들을 보며, 기업이 초콜릿 생산을 늘리려고 할 때를 생각해 보자. 기업은 어떤 생산요소를 늘려야 할까? 초콜릿 원료나 노동력은 당연히 더 필요하다. 그러나 공장이나 기계는 규모가 정해진 이상 생산량이 변한다고 곧장 늘리거나 줄일수 없는 요소들이다. 여기서 원료나 노동력처럼 생산량이 늘면 투입량도 따라서 느는 요소들을 가변투입요소라고 부르며, 공장이나 기계처럼 생산량에 관계없이 일정한 투입량을 유지하는 요소들을 고정투입요소라고 부른다.

 

 

고정투입요소로서의 성격이 영원히 유지되지는 않는다. 공장을 당장 크게 만들 수는 없지만 시간적 여유가 주어진다면 기업은 공장 규모를 키울 수 있고, 기계 역시 마찬가지다. 이렇게 시간적 여유가 충분할 때에는 모든 투입요소가 가변투입요소의 성격을 갖는다. 때문에 이후 생산자이론을 공부하는 동안 이 ‘시간’을 구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경제학에서는 단기(short-run)와 장기(long-run)로 이 시간을 구분한다.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면 모두 가변투입요소가 되므로, 단기와 장기의 구분 기준은 고정투입요소의 존재 여부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는데 ‘몇 년 이상이면 장기’ 이런 식으로 절대적인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산업에서는 아주 빠른 시간 안에 공장이나 설비 규모를 바꿀 수도 있고, 또 어떤 산업에서는 그러는 데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때문에 단기와 장기의 개념을 단순히 시간의 짧고 긺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생산에 대해 알아보자. 교재에서 생산함수, 총생산, 한계생산, 평균생산 다 스킵…… 하려고 했으나! 수확체감의 법칙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정리해본다. 한계생산은 가변투입요소를 한 단위 늘려 투입할 때 증가하는 생산량이다. 여기서는 자본이 고정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노동 투입량에만 변화를 주기로 하자.

 

 

 

천도복숭아 농장이 있다. 이 농장의 노동 투입량에 따른 총생산과 한계생산이 아래 표와 같다고 하자.

 

[경제학원론] 수확체감의 법칙·등량곡선·한계기술대체율

 

노동을 4단위 투입할 때 한계생산이 9로 가장 높고, 그 뒤로는 한계생산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 표를 그래프에 옮겨 한계생산곡선을 그리면 노동 4단위째까지는 올라가다가 이후에는 내려가는, 대략 ∧ 모양이 나올 거다(물론 기울기가 저렇다는 건 아니다). 이렇게 가변투입요소의 투입량을 계속 늘려갈 때 어느 단계부터는 한계생산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현상을 한계생산체감의 법칙 혹은 수확체감의 법칙이라고 한다.

 

수확체감의 법칙은 왜 발생할까? 농장 면적은 그대로인데 안에서 일하는 사람만 늘어난다고 생각해 보자. 어느 정도까지는 노동력 증가로 한계생산이 계속 늘겠지만, 농장 면적에 비해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면서(…) 농장이 혼잡해지고 오히려 생산에 방해가 될 거다.

 

단 교재에서도 강조하는 내용이지만, 이 법칙은 경험을 일반화해 얻은 명제이기 때문에 물리학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반드시 이런 현상이 나타나야 한다는 건 아니다.

 

 

[경제학원론] 수확체감의 법칙·등량곡선·한계기술대체율

 

앞의 정리는 가변투입요소가 하나일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노동과 자본으로만 나눠 볼 때 단기에 해당하는 상황. 그러나 단기만 가지고 분석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현실에서는 장기, 가변투입요소가 둘일 때의 생산과정을 분석할 일이 훨씬 많다.

 

위 그래프를 보자. X축은 노동 투입량(L), Y축은 자본 투입량(K)이다. 그려진 곡선은 ‘등량곡선’이라고 부르는데, 등량곡선은 같은 생산량을 갖는 생산요소 조합들의 집합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림의 점 a, b, c는 모두 천도복숭아 50개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요소 조합들이다. 노동 4단위-자본 14단위, 노동 8단위-자본 8단위, 노동 13단위-자본 5단위를 투입하면 각각 천도복숭아 50개를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하나의 등량곡선은 하나의 생산량에 대응한다. 등량곡선상의 점들은 모두 같은 생산량이라는 뜻이다. 소비자이론에서 정리했던 무차별곡선과 비슷한 원리라 이해하기 편할 듯하다.

 

[경제학원론] 수확체감의 법칙·등량곡선·한계기술대체율

 

등량곡선이 각 생산량과 대응하기 때문에 당연히 천도복숭아 60개, 70개, 80개에 대응하는 등량곡선도 존재한다. 천도복숭아 50개의 등량곡선 위에 60개, 70개, 80개의 등량곡선이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등량곡선들을 모아 놓으면 ‘생산무차별지도’가 된다.

 

잠깐 과거(?)로 돌아가서, 무차별곡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이 하나 있었다. 그렇다. 한계대체율. 무차별곡선상의 한 점의 기울기. 등량곡선에서도 등량곡선상의 한 점의 기울기를 재야 할 일이 있다. 무차별곡선에서 기울기를 왜 쟀는지, 한계대체율 개념이 왜 중요한지 기억하는가? 무차별곡선이 갖는 특징, 원점에 대해 볼록한 모양이라는 특징 때문이었다.

 

등량곡선에는 네 가지 특징이 있다. 1)우하향 2)원점에서 멀수록 높은 생산량 3)등량곡선끼리 교차 불가능 4)원점에 대해 볼록한 모양. 등량곡선도 원점에 대해 볼록하다고 하니 당연히 기울기를 안 구할 수가 없다. 그럼 이 녀석도 한계대체율이라고 부르나?

 

 

[경제학원론] 수확체감의 법칙·등량곡선·한계기술대체율

 

다른 이름이 있다. 등량곡선상의 한 점의 기울기, 즉 생산량이 같게 유지될 때 자본(Y축)과 노동(X축)의 교환 비율을 한계기술대체율(Marginal Rate of Technical Substitution; RTS, MRTS)이라고 부른다. 한계대체율과 마찬가지로, MRTSL,K를 구할 때에는 반드시 Y축이 분모로 들어간다.

 

[경제학원론] 수확체감의 법칙·등량곡선·한계기술대체율

 

역시 무차별곡선 부분에서 써먹었던 원리인데, 한계기술대체율도 한계대체율처럼 오른쪽으로 이동할수록 줄어든다. 그림을 보면 점 a 기울기의 절댓값은 2지만, 점 b에서는 1, 점 c에서는 ⅓로 줄었다. 이는 노동과 자본이 서로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생산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동이 많이 줄어들수록 자본으로 이를 대체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공장도 없는데 노동자들만 갖다 앉혀 놓고 초콜릿 만들라고 하면 그게 되겠나. 그래서 Y축의 자본 투입량이 줄어들수록 이를 대체하기 위해 더 많은 노동이 필요해지고, 이것이 한계기술대체율을 줄어들게 만든다. 한계대체율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현상을 한계기술대체율체감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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