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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지식/경제학원론

[경제학원론] 등비용곡선·규모의 경제·범위의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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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정리한 등량곡선 개념을 다시 짚어 보자.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같은() 생산량()을 뽑아낼 수 있는 생산요소 조합들을 모은 곡선이었다. 등비용곡선이 어떤 건지 금방 감이 오지 않는가? 생산량 자리에 비용을 넣으면 되겠다. 즉, 등비용곡선같은 총지출로 구입할 수 있는 생산요소 조합들을 모은 곡선이다.

 

[경제학원론] 등비용곡선·규모의 경제·범위의 경제

 

임의의 등비용곡선을 그려 봤다. 이번에도 천도복숭아 농장이 있다고 하자. 등량곡선에서는 천도복숭아 생산량을 놓고 그래프를 그렸다면, 이번에는 천도복숭아를 생산하는 데 쓸 수 있는 총지출의 한도를 봐야 한다. 총지출 한도가 3,000만 원이고, 노동이 단위당 15만 원, 자본이 단위당 20만 원이라고 하자. 이때 농장 주인이 노동에만 지출하면 200단위의 노동을 구입할 수 있고, 자본에만 지출하면 150단위의 자본을 구입할 수 있다. 이 둘이 각각 수평축과 수직축의 절편이 된다. 그러고 두 절편을 이어 준 선분 ac가 바로 등비용곡선이다.

 

등비용곡선상의 점들은 모두 같은 총지출로 구입할 수 있는 노동과 자본의 조합을 의미한다. 또 등비용곡선 기울기의 절댓값은 노동과 자본의 가격비율이기도 하다.

 

 

[경제학원론] 등비용곡선·규모의 경제·범위의 경제

 

등비용곡선에서 얻을 수 있는 식을 잠깐 살펴보자. 총지출이 C, 노동의 가격이 w, 자본의 가격이 v라고 할 때 ‘C=wL+vK'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를 다시 K에 대해서 풀어 주면 그림에서 아래의 식이 나오는데, 이 식이 등비용곡선을 대표하는 식이다. 이 식에서 두 가지를 알 수 있다. 먼저 등비용곡선의 기울기가 노동과 자본의 가격비율과 같다는 것. 그리고 총지출의 크기가 달라지면 수직축 위의 절편도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등비용곡선 자체의 개념은 그리 어렵지 않으니 다음으로 넘어가서, 등량곡선과 등비용곡선을 가지고 뭘 할 수 있을까? 무차별곡선과 예산선으로 뭘 했는지 떠올려 보자. 무차별곡선과 예산선을 함께 그려 놓고 효용이 극대화되는 지점, 즉 무차별곡선과 예산선의 접점을 찾았었다. 등비용곡선도 같은 원리를 적용해 비용극소화 지점을 찾아낼 수 있다.

 

[경제학원론] 등비용곡선·규모의 경제·범위의 경제

 

검은 실선이 등량곡선, 붉은 실선이 등비용곡선이다. 300개의 생산량을 달성해야 한다. 점 a, b, c를 비교해 보자. 먼저 점 a와 b는 등량곡선 위에 있으므로 300개를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점 c는 등량곡선보다 아래에 있어 300개의 생산량을 달성하지 못한다. 일단 c는 아웃. 

 

점 a, b는 모두 등량곡선과 등비용곡선의 접점이다. 등비용곡선상의 모든 점들이 같은 총지출을 의미하니, 점 a가 속한 등비용곡선보다 오른쪽에 있는 등비용곡선은 당연히 총지출이 더 많을 것이다. 따라서 점 b는 점 a보다 많은 총지출로 점 a와 같은 생산량을 뽑아내는 셈이다. 따라서 점 b도 아웃.

 

점 a는 등량곡선과 등비용곡선의 접점이니 기울기가 같을 것이다. 효용극대화와 마찬가지로 식을 세워 보면 아래와 같다.

 

 

[경제학원론] 등비용곡선·규모의 경제·범위의 경제

 

기본 식을 풀면, 비용극소화를 위해서는 노동 구입에 지출한 돈 1원당의 한계생산이 자본 구입에 지출한 돈 1원당의 한계생산과 같아야 함을 알 수 있다.

 

무려 7장을 칼같이 넘겨 버리고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정리한다. 일단 규모의 경제는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용어일 것 같다.

 

규모의 경제생산 규모가 커질수록 생산단가가 낮아지는 경우를 의미한다. 자동차나 선박, 반도체 등에서 보통 규모의 경제가 발생한다. 조그만 공장에서 자동차 한두 대씩 찔끔찔끔 만드는 공장을 본 적이 있나? 이런 상품들은 생산기술의 특성상 대규모로 생산해야 생산단가가 낮아진다. 한편 소규모로 생산해야 더 유리한 상품도 있다. 도자기나 악기 등 사람이 직접 정성들여 하나하나 만들어야 하는 상품이다. 이럴 때에는 규모가 커지면 오히려 생산단가가 높아질 수 있고, 이를 규모의 불경제라고 부른다.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지는 장기평균비용곡선의 모양을 보면 알 수 있다(내 편의상 장기/단기평균비용곡선이 뭔지는 설명 안 하겠다양아치).

 

[경제학원론] 등비용곡선·규모의 경제·범위의 경제

 

첫 번째 그래프를 보자. 규모의 경제가 발생할 때의 장기평균비용곡선은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가는 모양을 그리게 된다. 가운데 그래프는 장기평균비용곡선이 수평선인데, 생산량에 관계없이 장기평균비용이 일정하므로 규모의 경제도 불경제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마지막 그래프는 L자 모양인데, 생산량을 늘리면 어느 정도까지는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다가, 특정 지점부터는 장기평균비용이 더는 낮아지지 않게 된다.

 

 

규모의 경제에 관한 장기평균비용곡선들 중 현실에서 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세 번째, L자 모양 곡선이라고 한다. 생산 규모가 커지면 조직원들 간 의사 전달 과정이 복잡해지고, 노동자들이 최선의 생산성을 유지하는지 감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커진다. 즉 대규모 생산으로 인한 규모의 경제만큼이나 규모의 불경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함께 올라가는 거다.

 

마지막으로 범위의 경제. 범위의 경제는 간단하다. 어떤 기업이 여러 상품을 동시에 생산할 때 비용상 이점이 생기면 범위의 경제가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A 농장에서 천도복숭아 1000개를 생산하는 데 200만 원이 들고, B 농장에서 레몬 700개를 생산하는 데 105만 원이 든다고 하자. 그런데 C 농장에서는 천도복숭아 1000개와 레몬 700개를 함께 생산할 때 305만 원보다 적은 250만 원이 든다. 이런 경우 범위의 경제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보통 범위의 경제는 결합생산물에서 많이 나타난다. 결합생산물은 한 기업이 함께 생산하는 게 자연스러운 생산물로, 쇠고기와 소가죽, 닭고기와 계란 등이 그 예다. 결합생산물에서 범위의 경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생산물 사이에 공동투입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가죽을 얻기 위해 소를 키우고 이 과정에서 여물을 먹인다고 하자. 이후 소가죽을 얻는 동시에 쇠고기도 함께 생산할 수 있다. 이렇게 한 상품을 생산하려 투입한 생산요소가 아무 비용 없이 다른 상품을 생산하는 데 쓰일 수 있다면 당연히 비용이 절감될 거다. 또, 꼭 공동투입요소가 아니더라도 생산시설, 유통망 등 다른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데 공동으로 쓸 수 있는 생산요소가 있다면 여기에서도 범위의 경제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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